세트의 거친 숨결을 온몸으로 느끼며 이집트를 마주했다.소장님께선 거친 날씨를 걱정하셨지만 난 사막의 그 모래 바람이 오히려 좋았다.그래! 나 진짜 이집트 왔구나!처음 마주한 람세스 2세의 거상은 실제 크기가 사진에서 본 것보다 더 거대했다.그렇게 신기하기만 한 첫날이 지나고 드뎌 기대하고 고대한 굴절피라미드 정복의 날이 시작됐다.겁을 잔뜩 먹은 거에 비하면 생각보다 할만 했지만 담에 이집트를 오면 이건 건너뛰고 싶다 ㅋ그리고 굴절 피라미드 이후의 피라미드들은 너무 수월했다. 그냥 동네 마실 수준이랄까?아스완은 내가 제일 애정하는 도시다.유적지나 박물관도 좋았지만 그냥 흐르는 나일강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나의 행복감은 메가 상승한다.세헬섬 기근비문을 등지고 내려다 보는 나일강..그때만큼은 어릴적 왕가의 문장을 보며 이집트를 꿈꾸던 열다섯의 나로 돌아가게 하는 순간이었다.드뎌 아부심벨 신전을 마주하는 순간!경건한 맘이 절로 우러나게 하는 이 거대한 유적지 앞에서 우리 모두는 할 말을 잃었던 것 같다.그저 와~ 하는 감탄 소리뿐.. 이집트의 신전들은 모두 아름답고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그 중 난 하토르 신전이 왠지 끌렸다.아마도 하토르라는 여신이 상징하는 사랑과 아름다움, 따뜻함에 더한 귀여운 여신상 때문이 아닐까?그 외에도 이번 일정엔 호루스 신전, 카르나크신전, 룩소르 신전을 모두 돌아봤다.다 근사하고 아름다웠지만, 라마단 시즌에 맞게 초승달이 차오른 룩소르 신전의 야경은 정말 찬란화려했다. 때마침 경건하게 울리는 코란낭송(?)소리가 신전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면서 신비로움을 더했던 것 같다.갠적으론 세티1세의 신전(헬리콥터문양 몹시 궁금)도 궁금했는데 일정변경으로 가보지 못해 아쉬움이..(다시 오라는 신의 계시인가..)이렇게 많은 유적지중 내게 기억이 남는 곳은 왕가의 계곡이었다.모두들 관심사도 전공도 다르다 보니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는 유물이나 유적지 등이 제각기 달랐는데왜 난 하필 왕가의 계곡이었을까?맞다! 그 넓은 곳에 외로이 남겨진 투탕카멘의 미이라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과연 카터의 판단이 옳은 거였을까..소녀왕의 미이라를 마주하는 순간 뭔가 울컥 치밀어 오르면서 눈물이 나려 해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문명박물관에는 많은 파라오의 미이라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아케나텐의 어머니이자 투탕카멘이 사랑한 할머니 티에 왕비의 미이라는 풍성한 곱슬머리칼이 너무나 생생해서 이상했다.아들들보다 오래 산 람세스2세의 미이라는 흰 머리칼과 주름진 피부가 그대로 보였는데 구순의 노인 그 자체였다.목에 칼이 찔려 사망했다는 람세스 3세의 미이라는 정말 목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역대 파라오들 중 가장 잘생겼다는 세티1세의 미이라를 본 순간 보존상태도 너무 깨끗하고 오똑한 콧날에 큰 키가 수천년 전, 수려했을 그의 모습을 상상하게 했다.이집트 탐방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기자 3대 피라미드!직접 보지 않곤 설명할 길이 없다. 외계인 축조설이 나올 법도 하다.(이집트인들은 싫어하겠지만..그만큼 위대하다는 의미)대스핑크스 앞에선 동생들과 릴스를 찍었는데 파라오의 무덤들 앞에서 좀 죄송스럽긴 했지만책이나 사진으로만 보고 듣던 대스핑크스와 피라미드 앞에서 뛰는 가슴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여행 말미에 접어들며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 구이집트 박물관을 방문했다.여행 내내 거대하고 방대하고 다양한 유물들과 유적지로 입을 다물 수 없을 만큼 감탄의 연속이었는데, GEM은 지금 떠올려도 너무나 흥분되고 가슴 뛰는 곳이다.문제는 시간! 턱도 없이 부족한 시간이 너무 아쉽다. 단연 투탕카멘 전시관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는데 나도 그곳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했다.황금마스크 실물영접이라니!그런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투탕카멘 유물은, 황금의자다.금으로 장식된 화려하고 아름다운 유물이지만, 난 그 화려함에 매료된 게 아니라 등받이의 그림이다.유전병으로 제대로 못 걸었을 어린 파라오는 유독 앉아있는 모습들이 많은데 이 그림에서도 의자에 앉은 그의 몸에 오일을 발라주는 안케세나멘의 모습이 있다.어린 부부의 애틋한 사랑이 느껴지는 듯 해서 아름다우면서도 아프다.비슷한 오브제를 찾다가 실패하고 귀국해 아쉽다는..(이것도 다시 오라는 신의 계시인가...)곽소장님이 왜 이집트 이야기는 끝이 없다고 하셨는지 아주 아주 빙산의 일각만큼 알 것 같다.열다섯 서양고전을 읽어가며 한참 겉멋에 취해 있을 때 우연히 접한 만화가 쏘아 올린 작은 꿈이 날 중년의 나이에 이집트로 이끌었다.그동안 쉼 없이 열심히 살아온 내 인생에 대한 큰 보상을 받은 평생 기억에 남을 여정이 되었다.그리고 난 이 애굽 땅을 꼭 다시 밟으리라~(운영진분들께^^)유년기의 관심과 열정에서 시작해 한 길을 걸어오며 많은 이들에게 이집트에 대한 사랑과 영감, 그리고 많은 지식과 경험을 아낌없이 나눠주고 계시는 곽민수 소장님.진심으로 존경하고 감사드립니다!많은 인원들을 통솔하면서도 늘 한결같은 미소와 관심으로 한분 한분 잘 이끌어 주신 유과장님.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살뜰히 챙겨주시고 사진도 열심히 찍어주시며 환한 미소로 대해주신 이차장님.정말 감사드립니다.그리고 적지 않은 인원이었음에도 끈끈한 단결력으로 왠지 동지애(?)같은게 절로 우러나게 해주신 함께하신 모든 분들 정말 우리 모두가 다 주인공이었던 이 여정 끝까지 가슴에 간직하며 살겠습니다^^